[블루] 만약 당신이 틀렸다면요? 도킨스의 명쾌한 대답. (스크랩)


출처 버둥거리는 비엔나 소시지 | iiai
원문 http://blog.naver.com/iiai/43121054



아마도 리처드 도킨스가 그의 최근 저서인 '만들어진 신 (The God Delusion, 일본어판 제목은' 신은 망상이다')'과 관련된 발표의 질의응답 시간을 보여주는 동영상인 것 같다. 뭔가 치명적인 질문을 한 것처럼 여겨져서 청중들이 부자연스럽게 조용해지던 처음 부분과 도킨스의 명쾌한 대답으로 청중들의 폭발적인 박수와 환호가 터져나온 마지막 부분을 비교해 보자.


도킨스는 사실 너무 솔직하게(?) 강력한 주장을 하는 게 문제이기는 하지만, 지금 우리들이 '종교'나 '믿음'이라는 것에 근거해 거기 매달리고 서로 편을 가르며, 무조건 자기들 종교만 퍼지면 세상이 좋아질 것 같은 착각(최근 한국 기독교의 무분별한 선교가 거기에 속한다)에 대해서 날카롭게 지적할 수 있는 과학자일 것이다. 도킨스의 너무나도 강력한 무신론적인 입장은 많은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느끼게 할 수도 있겠지만 그의 글을 내가 좋아하는 이유는 우리가 인간으로서 한 번 더 '생각'할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이상하게 변질된 최근의 많은 종교들은 '생각'하기를 거부한다. 사이비과학 창조론을 주장하는 목사님의 설교가 내용이 틀렸다고 지적하면, 설교를 마음으로 받아들여야지 언제 분석하랬냐는 한심한 비난들이 얼마나 많은지.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에서도 매일 매일 '신의 심판'이 다가왔다면서 전단을 나눠주려는 사람이 한 명 있다. 많은 기독교인들조차 저런 사람들은 이단이라며 관심도 안 두고 지나치겠지만 사실 기독교를 진심으로 믿는다면 그들이야말로 정통 기독교인이다. 바로 옆의 사람들이 예수님을 안 믿기 때문에 영원히 지옥에 떨어진다는 걸 '마음'으로 믿었다면 지금 일이 손에 잡힐까? 눈 앞에 보이는 저 많은 사람들의 대부분이 영원한 지옥불에 빠진다는데 지금 내가 음식이 목에 넘어가겠는가? 하지만 저런 '심판'을 외치며 '천국과 지옥'을 부르짖는 사람들은 매일 아침에 일어나서 무슨 생각을 할까?


아직 심판이 안 왔구나......


그 다음날 아침 어떤 생각으로 일어날까?


아직 세상의 종말이 안 왔구나......


이들은 '생각'을 포기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지금의 광신적인 기독교 근본주의와 이슬람 근본주의가 이런 방향으로 흘러간다고 생각한다. 그냥 자기 신념에 묶여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고 바깥 세상에 대한 적개심만 키우는 모습. 순수한 마음으로 무조건 자기 종교를 믿으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착각. 자기 나라가, 온세상이 자기들 종교 하나로 통일되거나 또는 타종교 국가나 민족이 모두 사라지면 세상이 훨씬 좋아지리라는 너무나 단순한 믿음.


그렇게 순수하게 종교를 강조하던 인류의 역사에서 무슨 일들이 일어났었는지 진지하게 생각한 적이 있을까? 히틀러를 들먹이는 창조론자들은 도대체 유럽의 유대인 박해 역사에 대해 뭘 알기나 하는 걸까? (어느날 갑자기 히틀러가 유대인 박해라는 아이디어를 창조해낸 게 아니다) 정통기독교라면서 다른 사상과 신념을 가졌던 얼마나 많은 기독교 종파들이 이단으로 낙인 찍혀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도시 전체가 수백 년에 걸쳐 학살당하고 파괴되었는지 그리고 심지어는 그런 학살을 감행하던 지도자가 교황으로 군림했던 유럽의 역사에 대해서 하나도 모른다는 것인가? 자신의 종교를 순수하게 믿고 퍼뜨리려던 과거의 역사에서 도대체 어떤 일들이 벌어졌었는지 공부하고 그 역사에서 우리가 무엇을 배워야할지 '생각' 좀 하자. 아무런 생각 말고 그저 믿으라고만 강요하는 기독교 근본주의. 형식과 모양 갖추기에 빠져 말도 안되는 교회탑 유행까지 퍼뜨리는 천박한 한국의 기독교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밤이 되면 유흥업소들과 함께 시뻘건 네온사인 십자가를 대한민국 전체에 깔아놓은, 또 그런 천박한 유행을 전혀 이상하게 느끼지 못하는 한국 기독교는 너무나도 실망스럽다.


도대체 성경의 어디에 시뻘건 네온사인 십자가를 기형적인 높은 탑의 건물에서 밤새 밝히라고 했는가? 그렇게도 모든 마을에서 눈에 띄는 존재가 되고 싶을까? 옆 교회보다 더 높은 지붕의 십자가가 필요하다? 예수님이 지금 한국에 오신다면 서로 높은 곳에 임하려는 그런 시뻘건 십자가들의 물결를 보시고 감동을 받으실까? 신앙을 가지더라도 좀 '생각'을 하면서 가졌으면 좋겠다.


우리에게 사랑을 강조하시던, 또 사람들을 괴롭히던 위협적인 권위에 굴하지 않고 늘 낮은 곳에 임하시던 예수님을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지금의 기형적인 창조론 기독교는 정말 아니라고 생각한다.





도킨스도 통쾌하지만, iiai님의 글 역시 통쾌하다




by 겨울고양이 | 2008/03/02 18:29 | 卍´″˚ † 종교와 사상┃哲學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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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생물 at 2008/03/09 11:30
제 추측으로는, 적지 않은 분들이 끔찍한 중세 기독교의 역사를 모른다고 봅니다. 게다가, 설사 그 역사를 아는 사람도, 끔찍한 만행들을 적당히 합리화하거나 면죄부를 부여하기도 하더군요. '믿음'에 빠지면, 그거 말리기 상당히 힘듭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어떤 믿음을 갖는 이유는,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서이기 때문이지요. 인간은 욕망을 추구하는 생물이니까요.

저는 도킨스 선생이 좋습니다. 용감하게 진실을 말하기 때문입니다. 언제까지나 타협만 하고 대충 얼버무리며 진실을 외면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진실을 말해주는 사람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언제까지나 거짓 속에서 만족하며 살 수는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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